아이의 신체는 변화무쌍하고 생장 기능이 왕성하여 어른과는 다른 생리적 특성을 띠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남자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 부인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가 어렵고, 부인 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아이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표현력이 발달하지 않아서 아프거나 불편한 부위를 정확히 표현
하지 못하고 울기만 할 뿐더러 어른보다 맥이 빨리 뛰기 때문에 맥으로 진찰하기가 어려워 치료가 더욱 힘든 것입니다.
따라서 진찰방법도 어른과 다른 방향으로 하여서 아이의 질병을 바라볼 때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아이의 병명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보다 아이 개개인의 생리적인 특징 아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를 볼 때마다 단지 크기만 다를 뿐 어른과 다를 것 없이 모두 갖추었음에 경이로운 적이 많습니다. 식물의 어린 싹을 보았을 때는 이게 무슨 식물이 될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 사람은 마치 '어른의 축소판'인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방에서는 "아이들은 어른과 많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이 완성된 것 같아도 아이는 이제 성장, 발육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어른과 아이의 '위장'만 보아도 모양이 서로 같지 않습니다. 아이의 위는 물주머니 같은데 단지 아래 위를 잡아주는 근육이 있을 뿐이어서 음식을 쉽게 토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오장육부의 발달이 미성숙하고 탯줄로 영양을 공급받고 숨을 쉬던 구조에서 출산 후 스스로 입으로 먹고 숨을 쉬어야 하니 호흡기와 소화기가 자주 탈이 나는 것입니다.
그 대신 성장과 발육은 어른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빠릅니다.
양의 기운은 성장에 이로운 면을 가져다주는 반면 음의 기운이 부족해져 사소한 질환에도 잘 걸립니다.
한방에서는 '음양의 균형'을 중요시 하는데 음은 '형태'를, 양은 '기'를 말합니다. 양이 넘치기 쉬운 아이들의 경우 역시 음이 부족하기에 형태는 온전치 않다고 설명합니다.
형태가 온전치 않다는 것은 아이들의 신체 중에 머리 비율이 큰 것도, 뼈가 부드러워 얼굴과 다리가 쉽게 닿는 등 유연한 것도, 피부가 보들보들한 점과 오장육부가 취약한 것 모두가 음의 기운이 부족한 탓에 오는 형태의 불완전을 말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질병은 음을 보충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물론 나이드신 노인도 쉽게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과 아이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노인은 형태가 딱딱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 즉 음이 강하고 양이 약한 것입니다.
결국 아이들은 생명력은 왕성하여 양의 기운이 넘치지만 완전한 생명체가 아니어서 외부의 충격, 기후의 부적합, 잘못된 섭생과 육아, 영양관리의 부실 등의 요인으로 무너지기 쉽습니다.
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양의 기운은 열의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보다 열이 많습니다. 아이를 서늘하게 재우라던 옛 선인들의 육아법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금방 열이 올랐다가 떨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가 갑자기 나빠지면서 짜증을 부리기도 합니다. 또 쉽게 허해지기도 하고 쉽게 실해지기도 하는 등 정말 변화무쌍한 존재가 아이들입니다.
아이가 잘 놀고 잘 웃고 병치레없이 잘 먹을 때 한방에서는 "물과 불이 균형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물과 불의 균형을 이루면 잔병치레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균형이 깨어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들어 아이가 '불'에 치우치면 경기를 하고, '물'이 극하면 배탈이나 설사를 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 질병치료는 이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 병의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유지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유도합니다.
오장육부는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신체를 구성하며 활동하게 하는 공간입니다. 이 장부 중 어느 하나에라도 이상이 생기면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또 오장육부 중에 병이 없더라도 약한 장부는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사람의 몸은 어느 한 곳이 약해지면 다른 건강한 장부도 영향을 받기 쉽상입니다.
오장육부의 편차는 아이가 만들어질 때 이미 정해집니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의 마음이 차이가 있고, 얼굴이 모두 다르듯이 오장육부도 만들어지는 순간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는 것입니다.
장부의 편차가 극심한 경우에 한방에서는 '오연'과 '오지'라는 발육장애의 질병으로 인식합니다.
오연이란 목을 바로 세우지 못하는 것, 젖을 빨지 못하는 것, 팔과 손에 힘을 주지 못하는 것, 발과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는 것, 허리와 잔등에 힘을 주지 못하는 것 등을 말하며,
오지는 늦게 서는 것, 늦게 걷는 것, 말이 늦는 것, 이가 나지 않는 것, 머리카락이 나지 않는 것으로 분류합니다.
한방에서는 이를 약한 장부와 연관지어 치료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약한 장부는 북돋우고 강한 장부는 조절하여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합니다.
예를들어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가 언제부터인지 시름시름 앓고 기운이 없기 시작합니다.
밥을 잘 먹지 않고, 몸무게가 늘지 않으며 짜증을 부리기 시작하는 등 무언가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괜찮아지겠지'하고 무심히 넘겼다가 몇 달을 지나도 좋아지지 않자 엄마는 이 아이가 본래 약하게 태어났나보다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됩니다.
아이는 성장기운이 꺾어질때 몸에 좋지 않은 변화를 보입니다.성장기운은 대개 오랫동안 감기나 설사 등을 앓고 난 후나 장거리 여행으로 피로가 쌓였을 때, 심한 과식이나 배고픔을 겪었을 때, 크게 놀라거나 꿈에 시달릴 때, 혹은 심한 꾸짖음 등으로 마음이 위축되거나 몸의 기운이 뭉친 기체 현상이 일어난 경우 등에 꺾어집니다.
이때 엄마들은 아이의 몸에 변화가 보이고 2~3일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으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자생력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므로 하루라도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치료하도록 해야합니다.